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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알루미늄·창호·차양·단열·BIPV부터 순환경제와 디지털 전환까지
세계 최대 규모의 건축 전문 전시회 중 하나인 BAU 2027이 내년 1월 11일부터 15일까지 독일 뮌헨 전시장에서 열린다. BAU는 전세계 건축가와 엔지니어, 건설사, 시행사, 투자자, 제조업체가 한자리에 모여 건축 재료와 기술, 시스템의 변화를 확인하는 전시회다.
한국 건축 산업이 BAU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많은 신제품을 볼 수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전 생애 탄소, 순환성, 디지털 정보, 시공 생산성, 유지관리까지 빠르게 확장되는 흐름을 가장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18개 전시홀에서 건축 외피의 전체 생태계를 본다
BAU 2025에는 58개국 2,200여 개 기업과 18만 명 이상의 전문 관람객이 참가했다. 전시 면적은 약 20만㎡이며, 관람객의 44%, 참가기업의 58%가 독일 이외 국가에서 왔다. 독일 내수 전시회를 넘어 유럽과 세계 건축시장의 기술과 사업 방향을 확인하는 국제 플랫폼이라는 의미다.
전시 분야에는 알루미늄 프로파일과 파사드 시스템, 유리, 창호·도어, 하드웨어와 보안, 지붕·외벽 시스템, 태양광, 단열재, 접착제와 실란트, 방화·차음재, 차양, 스마트빌딩, 건물 자동제어, 디지털 설계, 모듈러 건축과 로봇·인공지능 등이 포함된다.
좋은 제품에서 증명 가능한 제품으로
BAU 2027은 재료와 자원, 기후보호와 기후적응, 변화하는 생활공간, 디지털화와 생산성을 4대 핵심 주제로 제시했다. 이 가운데 한국 건축자재와 파사드 기업이 특히 주목해야 할 분야는 ‘재료와 자원’이다.
유럽 건축시장은 자재의 초기 성능뿐 아니라 원료의 출처와 재생원료 함량, 제조 과정의 탄소배출량, 내구연한, 보수 가능성, 해체 후 재사용과 재활용 가능성까지 요구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환경제품선언(EPD), 전 생애주기평가(LCA), 디지털 제품여권, 자재 데이터베이스가 수출시장 진입과 프로젝트 채택 여부를 좌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제 유럽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은 단순히 성능이 좋은 제품이 아니라 그 성능과 환경정보를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으로 설명하고 증명할 수 있는 제품이다. BAU는 한국 기업이 앞으로 어떤 데이터와 인증, 문서체계를 준비해야 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이다.
신축보다 커지는 개보수시장
유럽 건축시장의 또 다른 변화는 신축 중심에서 기존 건물의 보존·개조·용도변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BAU 2027 역시 기존 건축물을 철거하기보다 유지하고 성능을 개선하는 방향을 핵심 의제로 다룬다.
건축물 에너지 성능을 실질적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외벽 단열, 창호와 유리 교체, 기밀성 개선, 열교 차단, 외부 차양, 자연환기와 기계환기, 태양광 적용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결국 개보수시장에서 파사드는 부수 공종이 아니라 건물의 에너지와 탄소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분야가 된다.
한국의 창호·커튼월·외장재 업체에도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다. 다만 신축용 제품을 그대로 수출하는 방식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존 구조체와의 연결, 거주·운영 중 시공, 공기 단축, 소음과 폐기물 저감, 부분교체 가능성까지 고려한 개보수 전용 시스템이 필요하다.
BAU에서 확인해야 할 것도 완성 제품의 디자인만이 아니다. 기존 외피를 어떻게 조사하고, 어떤 순서로 철거·보강하며, 기밀과 방수 연속성을 어떻게 확보하는지를 시공 상세까지 살펴야 한다.
인력 부족과 공기 단축, 파사드의 공장제작화를 앞당긴다
건설업의 인력 부족과 공사비 상승은 한국과 유럽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문제다. BAU 2027은 이에 대응해 모듈러·시리얼 건축 분야를 확대하고, 생성형 설계와 BIM, 디지털 트윈, 스마트 인프라, 로봇과 인공지능을 주요 기술로 다룬다.
파사드업계에서는 현장 작업을 줄이고 공장 제작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유닛 커튼월과 프리패브 외벽, 창호와 차양·설비가 결합된 모듈, 공장 자동화, 로봇 가공, 디지털 품질검사, 현장 설치오차 관리가 대표적이다.
공장 자동화 장비만 도입한다고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설계정보가 생산과 시공, 품질관리, 준공 후 유지관리까지 연결돼야 한다. BAU에서는 제조업체와 설계 소프트웨어 기업, 자동화 회사가 같은 전시회에 참가하기 때문에 이 연결 구조를 비교할 수 있다.
또한 2027년 처음 선보이는 특별전시 ‘BLACK BOX’는 제품을 개별적으로 진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계획과 의사결정, 제작, 시공으로 이어지는 실제 건축 프로세스와 공종 간 인터페이스를 보여줄 예정이다. 파사드 하자의 상당 부분이 제품 자체보다 설계·구조·방수·시공 사이의 접점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한 시도다.
한국 기업에는 기술조사보다 시장 검증의 기회
BAU 참관의 가치는 신제품 사진을 많이 촬영하는 데 있지 않다. 한국 기업이 보유한 기술과 제품이 유럽과 국제시장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검증하는 데 있다.
창호·커튼월 시스템사는 프로파일과 단열구조, 개폐방식, 하드웨어 호환성, 방화와 방범성능을 비교할 수 있다. 유리업체는 대형화와 곡면가공, 진공유리, 조류충돌 저감, 일사제어, BIPV와 저탄소 유리의 사업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외장재와 단열재 업체는 불연·준불연 등급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벽체 구성과 화재확산 방지 상세, 고정방식, 수분관리, 해체 가능성까지 살펴야 한다. 건축사와 파사드 컨설턴트는 소재 자체보다 설계도서와 성능검증, 시공 허용오차, 유지관리 계획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제조업체라면 현지 유통사와 대리점만 만날 것이 아니라 설계사, 시스템하우스, 시험·인증기관, 시공사와의 접점을 만들어야 한다. 유럽 프로젝트에서는 누가 제품을 구매하는가보다 누가 사양에 제품을 넣고 성능을 승인하는가가 더 중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BAU 2027은 유럽에 어떤 신제품이 나왔는가를 확인하는 전시회에 그치지 않는다. 앞으로 건축 산업이 어떤 기준으로 설계되고 평가되며 거래될 것인지를 읽는 자리다.
따라서 BAU 참관은 구체적인 질문을 가지고 준비해야 한다. 우리 제품의 탄소정보는 국제적으로 설명 가능한가, 파사드 부재를 해체하고 재사용할 수 있는가, 공장 제작률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는가, 설계부터 유지관리까지 데이터를 연결할 수 있는가, 유럽의 설계자와 발주자는 실제로 무엇을 요구하는가를 현장에서 확인해야 한다.
BAU 2027에 가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세계의 제품을 구경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한국 건축업계가 앞으로 준비해야 할 기술과 사업의 기준을 경쟁자보다 먼저 읽기 위해서다.
BAU 2027 개요
- 기간: 2027년 1월 11~15일
- 장소: Trade Fair Center Messe München, 독일 뮌헨
- 개최 주기: 2년
- 주요 분야: 건축 재료, 파사드, 유리, 알루미늄, 창호, 차양, 지붕, 태양광, 스마트빌딩, 디지털 설계, 모듈러 건축, 로봇·AI
월간익스테리어는 글로벌 건축 산업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BAU 2027 참관단을 모집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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